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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모호한 ‘5인 이상 모임 금지’… 주민들은 아리송, 업주들은 한숨 - 조선비즈

입력 2020.12.22 06:00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오는 23일 0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집합금지 적용대상이 애매모호하고 실질적 단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21일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발표한 조치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동창회, 동호회, 야유회, 송년회, 직장 회식 등 실내외를 불문하고 개인적인 친목을 도모하는 목적의 모임은 집합금지 대상이 된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50인 이상 참석하지 못한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보다 강화된 내용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주저하는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가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일부 수도권 주민들은 5인 이상 모임의 범주를 여전히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면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사적 모임 기준이 모호하다"면서 "회사 동료들이 송년회를 열고도 공식적인 자리라고 주장하면 허용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모(37)씨는 "집들이를 하는 경우도 사적 모임이어서 금지될텐데, 실질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실내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도 막을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영지(38)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씩 나오는데도 회식이나 파티를 강행하는 사람들에게 모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연말연시 대목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이번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성탄절 연휴부터 연초까지가 1년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목인데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이후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늘었다"면서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남은 예약도 취소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조모(51)씨도 "1월이 된다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서 더 걱정"이라며 "주변에서 이미 폐업한 가게도 수두룩한데 연말 모임 매출까지 사라지면 내년까지 버티기도 힘들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각 지자체는 이번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브리핑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의 5인은 (경기도의 경우) 주관적 판단이지 어떤 명확한 선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 권한대행은 "경제와 일상이 멈추는 3단계 상향이란 최후의 보루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면서 "23일 0시부터 전격 시행되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시민들에게는 가혹한 조치이지만 가족, 지인, 동료 간 전파를 저지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확산세를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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