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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생각“, “천박한 행동”…송호근 교수, 비전임 교수 공개 비난 논란 - 한겨레

비전임 교수가 근로조건 문제 꺼내들자
9일간 8차례 전자우편으로 공개 사과 및 반성 요구
직장갑질 119 “특정인을 겨냥한 조리돌림…직장 내 괴롭힘 해당”
포스텍 전경. 포스텍 누리집 갈무리
포스텍 전경. 포스텍 누리집 갈무리
사회학자인 송호근 포항공대(포스텍) 석좌교수가 자신의 연구소 운영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한 비전임 교수를 향해 “어릿광대” “철없는 생각” “천박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이메일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여러 차례 보냈다. 대학 쪽은 1년여 만에 비전임 교수를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고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텍 인권센터장은 지난 2일 “학부 내부의 인권침해적 요인에 의해 비전임 교수 ㄱ씨가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병원치료도 받았다. 1차 상담만으로도 ㄱ씨 보호 조처가 필요하다 생각된다”며 대학 쪽에 업무장소 분리·수업권 보장을 요청했다. 대학은 지난 6일 이를 받아들였다. 포스텍 관계자는 “소속변경은 신고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처이며, 직장내 괴롭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중”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5월29일부터 6월6일까지 인문사회학부 소속 비전임 교수 ㄱ씨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8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은 ㄱ씨를 비롯해 인문사회학부 구성원 40여명(전임·비전임 교수, 교직원, 조교 등)에게 발송됐다. ㄱ씨는 변호사·노무사 자문을 받아 비전임 교원 등에게 별도 계약 없이 학부 내 연구소 업무를 시키고, 고용과 관련된 내규 변동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문제가 된다는 이메일을 학부장과 비전임 교원들에게 보냈다. 이 사실을 전임 학부장으로 연구소를 책임지던 송 교수가 인지했고, 5월29일 밤 11시16분 ‘연구소 업무는 의무가 아니고 업무수행에 따른 금전적·시간적 보상이 이뤄졌다’고 반박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학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두번째 전자우편부터 송 교수가 ㄱ씨를 겨냥해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송 교수는 5월29일 밤 11시50분께 보낸 두 번째 이메일에서 “서초동 친구들을 동원하는 그런 번거로운 일을 나에게 시킨다면 기꺼이 하겠다. 만약 6월1일 자정 12시까지 사죄문이 접수되지 않는다면, 나도 내 일을 책임질 수 없다”고 적었다. ‘서초동 친구들’은 법조인을 의미한다. 이튿날 ㄱ씨가 인문사회학부 구성원을 상대로 사죄문을 올렸지만, 송 교수는 사죄문이 아닌 “자기 변명“ “아집의 글” “어릿광대의 홀로 의로운 독창”이라며 사과문을 다시 쓰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ㄱ씨가 사과문을 다시 쓰지 않자, 송 교수는 비전임 교원 전원을 대상으로 “포스텍 인사학부는 노예선인지? 노예선에서 뛰어내릴 의지를 누가 누가 막았던가? 질문에 답하라”(6월3일 밤 9시22분) “답변하지 않는다면 모든 질문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6월3일 밤 9시30분) “철없는 생각과 걸핏하면 소송, 고발을 연상시키는 지극히 천박한 행동을 그만두라… 내 인내심을 더는 시험하지 말길 바란다”(6월5일 새벽 1시41분) “제 판단으로 (ㄱ씨의 민원은) 집단 창작이다”(6월6일 밤 8시13분) 등의 이메일을 거듭 보냈다. 일부 전·현직 비전임 교수들은 송 교수가 보낸 이메일에 대해 “일반적인 소통 방식이 아니었고 특정 개인을 향한 인격적인 모욕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비전임 교수 ㄴ씨는 <한겨레>에 “특정 개인을 아주 표적화해서 사실상 조리돌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ㄷ씨도 “정식으로 회의해서 이야기할 사안(고용 조건)을 밤 늦게 수차례 비슷한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ㄹ씨는 “비전임 교수 계약은 전임 교수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 달려 (두 사람 간 갈등을) 비전임 교수들이 속 터놓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송 교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직장갑질119 김하나 변호사는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을 하는 데 있어 두 사람 간 관계 및 지위의 우위, 장소, 행위,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전임 학부장이었던 송 교수가 근로조건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비전임 교원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이 담긴 전자우편을 여러 차례 보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한겨레>가 사실 관계를 묻자 이메일로 답했다. 그는 “학부장 시절 시행했던 정책(비전임 1강좌 면제, 고용차별 해소 등)을 (ㄱ씨가) 근로기준법 위반, 고용 갑질로 규정했다. 원로교수로서, 전임 학부장으로서 정말 어렵게 만들어준 혜택을 폄하, 왜곡, 범법(으로) 재단을 하지 말아 달라는 훈계였다”고 했다. 그는 ‘서초동 친구들’ 언급에 대해 “(ㄱ씨 문제제기가 나에 대한) 협박성 발언으로 느꼈다. (ㄱ씨가) 변호사, 노무사를 동원 하겠다고하니 나도 그리 쓴 것이다”고 했다. ㄱ씨는 송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지난달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ㄱ씨는 최근 경찰에 검찰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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