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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광주 참사에 “버스기사 액셀만 밟았어도 살아…” 발언 논란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광주광역시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어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송 대표는 이날 철거건물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공사현장이 되어 있으니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현장을 보며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야당 “피해자들 가슴에 대못 박아”
민노총 광주본부 “상식 밖 망언”
송 “언론의 악의적인 오보” 반발

야당은 “참사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피해자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2차 가해나 다름 없는 망언”이라며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의 강민진청년정의당 대표도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했는데 이게 중대재해 사고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인식인가.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도 “상식 밖의 망언” 등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기우식 사무처장은 “왜 이런 사고가 났는지 본질적인 이해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피해자인 버스 기사가 잘못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표현한 망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송 대표는 “버스기사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이런 위험한 건물을 버스정류장 앞에 방치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또 이날 저녁 ‘악의적인 언론참사입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떤 기자가 제 말씀 중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라는 대목만 키웠다.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오보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민주당 대표가 되겠다”고 썼다.
 
◆이준석 “밥 산다” 송영길 “현역이 사야”=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났다. 송 대표는 58세, 이 대표는 36세로 22살 차이의 여당 대표와 제1야당 대표 간 만남이었다. 이 대표가 “식사 한번 모시고 경륜을 값싸게 배우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응해주시겠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웃으며 “제가 모시겠다. 우리 정치권에선 현역(의원)이 밥을 사는 거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또 이 대표에게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줬다”며 덕담을 건넨 뒤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내실 있게 만들어서 야당의 날카로운 국정 비판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협의체에 대해 “여야 협치 모델에 방점을 찍고 서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둘의 비공개 회동은 약 15분간 진행됐다.
 
두 대표는 양당 정책위의장을 실무 협의자로 지정해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논의키로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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