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앞뒤 계산없는 망언”…강경화 '북 코로나' 논평 비난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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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개인 담화
“주제넘은 평, 두고두고 기억할 것”

지난 10월10일 자정 무렵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노동당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8일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의 망언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강 장관이 5일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때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논평을 낸 것을 겨냥해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며칠 전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 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은 연설 뒤 문답 시간에 북한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을 “폐쇄적이고 굉장히 톱다운식”이라며 “사실 이 (코로나19라는) 도전이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들(북)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믿기가 어렵다”며 “모든 징후가 북한이 없다고 얘기하는 그 질병을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것은 조금 이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북쪽이 남쪽의 보건의료 협력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한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외부용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리고, ‘인민 필독 매체’인 노동당 중앙위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지난 6월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반공화국 적대행위”라 규정해 결국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건물 폭파에 이른 김 제1부부장의 연쇄 담화가 처음부터 노동신문>에 실린 경우와 비교된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4문장으로만 이뤄져 있고, 강 장관의 어떤 발언을 특히 문제로 삼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사정에 비춰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강 장관의 이런 발언이 장기 국경 폐쇄를 불사하며 코로나19 차단에 애써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응을 모독하는 “망언”이라는 비난이자, 무엇보다 관련 발언을 삼가라는 남쪽을 향한 ‘경고’로 읽힌다. 김 제1부부장의 개인 명의 담화는 지난 7월10일 대미 담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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