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권력 핵심에도 여성 맹활약…대표주자 김여정·최선희·현송월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 여성들의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인력난 해결을 위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장려해왔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 일반 전문직을 포함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첨단과학부문과 중앙 권력기관에서도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년간 북한에서 배출된 여성 박사가 350명에 이른다고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동물 단백질의 분해 특성을 밝혀 첨가제를 개발한 윤정애 국가과학원 군가균주보존연구소 실장, 장마철 기상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심명옥 기상수문국(기상청) 중앙기상예보대 부대장 등 여성 과학자들의 사례를 들었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KDI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기고한 '김정은 시대 북한 여성의 노동과 직업'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존에 남성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첨단 분야 직종이 여성들의 직종으로 거론된다"며 "새로운 여성의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전문직 여성들을 국가의 부강번영을 위해 헌신하는 혁신의 창조자로 호명하며, 산업과 기술 분야에서 이들의 활약을 강조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권력의 핵심에서 국정 운영에 깊숙이 참여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권이 없는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2∼3명 자리에 여성을 '끼워넣기' 식으로 배치하던 데서 벗어나 여성들이 국정운영의 요직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꼽을 수 있다.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과 국정운영 전반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2인자다.
게다가 노동당 조직지도부 역사상 여성이 제1부부장이나 부부장을 역임한 전례는 없다.
'백두혈통'이라는 신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고모인 김경희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으로 백두혈통이었지만, 국정운영에 개입하지 못한 채 상징적인 직책과 위상에 머물렀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역시 전례없는 등용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최선희는 대미 외교의 주축 인물로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무위원회 구성원 11명 중 유일한 여성 위원이다.
김정일 체제에서 '잘 나가는 가수'에 불과했던 현송월은 김정은 집권 이후 당내 핵심 부서인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김 위원장의 의전을 직접 챙기고 있다.
김정일 체제에서 외무성 부상(차관급)과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차관급)은 남성 일색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여성이 상당수인 의료계의 수장인 내각 보건상(오춘복)이 여성으로 임명된 것도 김정은 정권의 여성 등용 정책 연장선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성의 진출에는 여전히 장벽이 크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여성들의 전문직 진출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성과가 장식용 '병풍'을 크게 벗어나는 정도가 되지 못한다고 북한 여성들은 생각한다"면서 한계를 지적했다.
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30 08:00 송고
August 30, 2020 at 06: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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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첨단과학분야 진출 여성 늘어…10년간 여성 박사 350명 배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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