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유사과학 탐구영역’
‘계란계란’ 안치성 작가

“효과와 원리를 설명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이런 제품들이 어떻게 21세기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바이러스 제거용 목걸이, 면역력 강화 제품 광고가 나오더라. 전 지구적 위기를 장사에 써먹으려 든 거다. 근거 없는 안도감에 젖은 구매자가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에 소홀했을 우려가 있다. 방역 체계를 혼란시킬 수 있는 위험한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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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다음웹툰 연재를 마친 ‘유사과학…’은 막연히 그럴싸해 보이는 효능을 내세운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이 보면 가슴 철렁할 내용을 다뤘다. ‘혈당을 낮추고 지방 합성을 억제하는 건강한 단맛의 코코넛 설탕’, ‘우유를 좋아하지만 유지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를 위해 만든 웰빙 저지방 우유’,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돕고 몸속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켜 비만 해소에 도움을 주는 아로마 오일’ 등이 차례차례 날카로운 실체 분석의 도마에 올랐다.
작가의 분신인 생물교육과 대학생 주인공 고혜람은 “코코넛 설탕? 야자나무 수액을 원료로 썼을 뿐 성분은 비정제 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지방 우유? 크림과 버터를 분리하고 남은 밍밍한 탈지우유에 듣기 좋게 붙인 이름일 뿐이다. 아로마 오일? 향기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정서적 안정이지 질병 치료가 아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인 아토피 피부에 아로마 오일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자근자근 비판한다.

“전자파 차단 스티커와 선인장, 온갖 ‘슈퍼 푸드’, 해독 주스, 세제가 필요 없다는 세탁용 볼…. 따로 고민할 필요 없이 소재가 늘 무궁무진해서 편했지만 그만큼 씁쓸했다. 온 사방을 포위한 유사과학 약장수들에게 단독으로 비장하게 돌진하는 주인공의 마지막 화 모습은 그런 심정을 담아 그렸다.”

“법적으로 금지된 홍보문구도 슬그머니 다시 사용되곤 한다. 한계를 느꼈지만 보람도 컸다. ‘제품 구입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독자 반응을 접할 때마다 힘을 얻었다. 차기작에서도 종종 유사과학에 대한 비판을 부분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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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1,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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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포장된 사이비 상술, 만화로 파헤쳤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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